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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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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들 2012/01/24 20:23

<개념의 나무>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개념의 나무> 혹은 <개념의 지도>라고 명명된 이 카테고리의 글들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목적은 논술 고사에 출제되는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논술 답안을 잘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논증, 유형,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논술의 정석』에서 세 요소를 모두 다룰 계획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논증과 유형에 집중했고, 개념은 '개념 판단'이라는 과정을 설명하고 적용할 때를 빼면, 비교적 간략히 처리되었다. 이 카테고리의 글들은 우선적으로 그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두 번째 목적은 개인적인 것인데, 문체(文體) 혹은 문채(文彩) 어쩌면 그냥 퉁쳐셔 글쓰기 스타일(writing style)탐구와 관련되어 있다. 지금까지 나는 무엇인가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글들을 많이 써왔다. 예전에 <주간 한국>에 칼럼을 연재할 때도 그랬고, 『청소년을 위한 종의 기원』도 그랬고, 당연히 『논술의 정석』도 그렇게 될 예정이다. 책으로 출간되지는 않겠지만 매주 수업을 위해서 만드는 자료들도 죄다 설명하는 글들이다. 

쉽게 설명하려면 단순해져야 하고, 무엇인가를 많이 쳐내야 한다.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의 요소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스타일을 포기해야만 한다. 실제로 나는 지금까지 글쓰기를 할 때 상당히 많은 부분들을 포기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포기'가 왠지 마음에 걸렸다. 『논술의 정석』이 끝나면 『청소년을 위한 정의론』이 기다리고 있다. 적어도 『청소년을 위한 정의론』부터는 교과서식 문체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려면 연습을 해야 한다. <개념의 나무>에 발행되는 글들은 일종의 문체(혹은 문채) 혁신을 위한 습작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아무튼 꾸준히 써나갈 생각이다. 

개념을 다루는 특별한 순서는 없지만, 초기에는 가능한 추보적으로 구성하고자 한다. 시간을 거슬러 150억 년 전 우주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인간 등장 이전까지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일단 인간과 동물의 연결고리가 마련된 이후부터는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생물학적 토대에서 바라본다. 따라서 모든 개념들을 다룰 때, 가능하다면 그 개념의 생물학적 토대를 검토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교환'이라고 한다면, 영장류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으로서 '교환'을 먼저 검토한다. 그리고 거기에 철학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의미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글을 쓸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적어도 10년 이상 계속될 것이다(사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고). 언젠간 나도 직업으로서 논술 강사를 그만둘 때가 있을텐데, 아마도 이 프로젝트는 논술 강사로서 남기는 개인적 유산이 될 것이다. 호흡이 매우 긴 연재물이기 때문에 여러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에 비춰볼 때 중단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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